뚜벅이길

[스크랩] 삼포 가는 길

물에 불린 바나나 2011. 11. 13. 00:19
에필록-기차의 발견 그리고 추억

1.窓을 보면 오선지를 그린다-
창을 바라본다. 매
끈하게 넓어진 現在의 창 예전에는 직사각형 네모난 창이 였다.
창문을 열고 닫을수도 있게 되어있었다.
보통은 어른들이 열수 있었다, 그것도 위로...
문을 열면 바람이 밀려온다. 모자가 날라간다. 저고리가 춤을 춘다.
밖을 보면 전봇대들이 달려온다. 이내 스쳐지나간다.
그리고 그 사이로 적당히 늘어진 전깃줄, 3가닥, 4,5가닥. 그것은 곧 규칙적인 열차의 바퀴소리와 함께 음악이 된다.
그리고 그것은 도돌이표를 그릴필요가 없는 '오선지'가 된다.
해질녁에는 창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한지가 된다.
전체를 얕게 회갈색으로 담가놓았다가
꺼내 응달에서 말린 향기나는 한지. 역시 오선지를 그린 음악노트.
쇼팽의 '푸른 노트', 김영동의 '어디로 갈까나'가 자연스레...

2.서는곳마다 발걸음을 떼다.-
중간기착지마다 발걸음을 떼고 그곳을 밟아보고 싶었다.
물론 콘크리트를 밟아보는 것이지만 바닷가 역과
평야의 역 그리고 도시의 역의 분위기는 다르리라.
고향역을 그냥 지나칠대는 그곳에 잠시 내려보고 싶다.
그리고 타지에 서서라도 그곳에 잠시 발을 담그고 싶다.
중간에 서는 것, 잠시 멈추어서 기다려보는 것도 재밌다.
타고 내리는 사람을 바라보는 것도 재밌다.
말투가 다르고 얼굴의 빛깔이 다르다.
하지만 사랑을 가족을 그리워하고 이별을 슬퍼하고
재회를 기다리는 마음은 다를 수가 없으리라.

3.연결 이음새에 서다-
기차와 기차를 이어주는 연결 이음새에 서 보자.
흔들거리는 느낌이 아주 좋다.
균형을 잡지 않으면 넘어질 수도 있으나
기본적인 달팽이관의 기능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좌우 양 다리를 다른 객실에 대고 서있어 보자.
묘한 울림 진동이 있다.
그것은 몸의 굴곡을 따라 올라온다.
맨 뒤칸에 서서 가면 뭐든지 멀어지는 그 재미도 참 있었는데...
스쳐 지나는 모든 것들은 모두가 곡선이 된다 .
완만하게 귀를 막으면 그래서 소리를 없애거나 그렇다치고

4.싱글콘
"솔직히 말해서 싱글콘은 100원입니다." 손창호.
롯데 빠다 코코넛,
칠성사이다,
삶은 계란

5.터널안에서...
Kiss를 꿈꾼다.
비둘기호 기차르 타고 나서면 많은 터널이 나온다.
철커덕철커덕,
블랙홀 같은 목구멍으로 타액이 넘어간다.
비둘기호는 전기가 부족한지 실내도 어두웠다.

6.철교 -번지 매달리기
강가를 지나는 철교는 아주 높은 곳에 위치한다.
눈치껏 그 열차 문의 손잡이를 잡고 철교를 건넌다.
철길아래로 강물이 흐른다.
손잡이를 잡고 매달린다, 눈을 감는다. 지나간 사람을 생각한다.
과거다. 현실을 감지하는 순간 과거가 된다.
PAS-S--E---D.

7.칼刀
기차가 오기전에 못을 철로에 놓는다.
기차가 오는 소리는 철길에 귀를 대보면 알 수 있다.
물론 간수가 잘 드나들지 않는 곳에서 망을 보며 기차길에
동네 아이들과 같이 선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기차가 뒤집히지 않을까?
가슴이 두근거린다. 기차가 뒤집히지 않을까?
기차가 지나가면 우리는 철길로 달려나간다.
그리고 바퀴에 으깨어져 "핑"하고 날아가버린 못 이제는
칼이 된 녀석을 찾는다.
그리고 개울가로 간다.
그리고 날렵한 돌에 그것을 간다.
그럼 칼이 된다.
이윽고 우리는 동네 과수원에 간다.
무우를 뽑아 껍질을 깍는다. 기차칼로...
그리고 바지에 쓱 한번 문데고는 무우를 베어 먹는다.
"아삭"
충치난 어금니로 무우를 입에서 빼어냈을땐
빨간 핏점이 묻어있다.
빠아알간..









출처 : ㅡ세상걷기ㅡ
글쓴이 : 참외배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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