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일기.2

[스크랩] 원당디7길

물에 불린 바나나 2011. 11. 12. 23:35
'원당디7길'이 제 부모님과 형님이 사는 집 즉 대전 본가예요.
원당디7길이라... 이름이 근사하지 않는가요?
다들 알겠지만 각 동네마다 무슨 길무슨 길이라고 있어요.
길을 걷는 뚜벅이로 살아가다보면
그런 작은 길이름 하나에도 관심이자연스럽게 가지곤 하죠.

그런데 당디길이라고 본 적이 있는데 그것은
몇 해전 트럭운전일을 할때 금산의 한 고개길에서 지나곤 하던길이예요. 그래서 궁금해요. 당디길도 궁금하고 비슷한 원당디길
은 무슨 뜻이 있는지... 시골에야 마을 터줏대감이 살아서
구분들에게 물어보곤 하지만 향토에는 향토사학자 선생님 말고는
동네에 오래 사시는 분들이없어서요... 저도 한동네에서 30년을 살아
보고 처음 이사를 해본 경험이 있지만
지금 사는 호남선 기차길이 옆으로 통과하는
중구 산성동 우리 마을 원당디7길이 궁금해서 이리저리
눌러보고 찾아보았는데 아직 모르겠군요...

어제 퇴원을 하고 집으로 오고나서바로 나가 산성시장에 들렀어요.
옥수수와 고구마가 먹고 싶더라구요.
그런데 억수같이 비가 쏟아졌지요.
철사가 가닥가닥 떨어지는 느낌이었어요.
우산을 던져버리고 등짝을 대면 맛사지를 받는 기분이었을것이어요.
우산이 구멍이날라고 하더라니까요. 기습폭우였답니다.
야채거리를 사고 건물에 피신해 비를 바라보는데,
그 밤에 난 근처에 흐르는 유등천으로 가고 싶은 마음
비오는 강가를 걷고싶어서 그걸 참느라 혼났어요.
빗소리에 마추어 노래도 부르고요... 멋질것 같죠?

'여름아 안녕'했지만 그 2시간 정도의 소나기는
여름이란 애가 아직 더 사람들과 놀고 싶은 마음이 있어
보이는 것 같았아요... 아니면 누굴 대신해서 울고 있는지 벌주는지,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소나기후에는 어찌나 꿉꿉하고 은근히 더운지...

병원에서 보름정도 환자복을 입고 있었는데 말이 병원이지
감옥이나 다름없었던것 같아요. 나이롱이 좀 섞였지만요.
군복입으면 국방부 시계로 가고 환자복입으면 안 아파도 아픈것 같지요.
이래저래 8월의 저의 긴, 탈출 같은 휴가는 이렇게 달려가고 있답니다.

군산에서 새만금 간척지, 비안도 옆 두리도로, 그리고 무인도로
중앙고속도로 U턴 그리고 광양, 장염으로 광양시내 내과 링게르,
버스교통사고, 차량파손, 렌트카,
병원 입원, 한강 야간걷기 원츄하여 병원 탈출, 다시 하경,
작업때문에 잠시 상경, 그리고 어제 14일만에 퇴원... 아!
그리고 내일 모레 예정된 부산 야간 걷기까지.
그래도 난 대지를 걷고 싶고 사람들과 삶을 호흡하고
느끼고 싶었답니다.

출처 : ㅡ세상걷기ㅡ
글쓴이 : 참외배꼽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