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걷기

[스크랩] 산성에 오르다...

물에 불린 바나나 2010. 8. 28. 17:09
.. 안녕하세요...
방금 솔로 번개를 마치고 888번 버스를 타고 돌아와 집에서 멀리(?)
떨어진 피시방에 와서 이렇게 후기를 올립니다.
대전역에 도착한게 약속시간 보다 늦은
1시 20분 쯤 되었네요. ^^;
역시 큰 기대를 안하였기에 그냥 역에 오고 가는 사람들을
구경하였습니다. 역전앞이란 말아시죠?
역전이란 말에 이미 앞전(前)자가 들어가는 데도
역전앞이라는 말을 쓰곤 하잖아요. 사실 지금 대전 역전에는지하철
공사중이라 시계탑이 애매해요. 손님 맞이방이라는 대전역 간판있는
곳에 시계가 있는 곳하고 택시타는 곳의 시계가 붙은 엉성한
철탑 정도가 다이겠지요.... 전 택시타는 곳 정확히 변두리 가는 택시
손님을 호객하는 곳에서 술취한 아저씨의 고함소리를 들으며
좀 두리번 두리번 둘러보았답니다.

광장에서 한 20분정도 그렇게 있었던것 같아요.
이제 다시 집으로 가는사람들 그리고 외지에 갔다가 돌아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사라지고... 외국인 노동자들도 보이네요. 술취한 사람은 항상 나타납니다. 대전역 이제 고속철도역사가 건설중이고요. 광장앞에서는 예전에 김영삼, 김대중, 노태우, 정주영 후보의 군중집회도 있었고 제3땅굴 사진 전시회나 다대포앞 침투 무장공비 사진이나 장비 전시회 등이 있었죠....

역전에 나가기 전 이곳 피시방에 들러 메일도 확인했고
역시 이런날 아무도 안오시는 것 같아서 머리속에는 혼자 어디로 갈까
생각도 했습니다. 아 연극하는 후배는 교회에 간다고 하고-생각해보니
모임이 일요일 있으면 교회가시는 분들은 잘 참석하기가..^^;;- 외사촌
동생에게는 게을러서 연락을 안했구요.

전 일단 구도심이라 핤 있는 중앙시장을 걷다가 그래도 좀 커보이는
헌책방집에 들렀어요. 아시겠지만 대전시청사가 옮겨지고 둔산이 개발
되면서 그리고 대형 마트가 들어서면서 이곳은 이제 추억의 재래시장이
되었지요. 시장을 종종 걸어다니면서 구경하고 돌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하거든요. 다들 철시한 상가들 사이에서 유독 가게를 열어논 헌책방이
눈에 띄더라구요. 이것 저것 구경을 했습니다. 재밌는것을 지방의 언론인이 쓴 충청남도 반세기라는 책인데 예전 대전의 역사를 쓴 오래된 책이거든요. 그런대로 재밌더라구요. 사진 몇장 찾아도 보고.. 일제시대 이야기도 많이나오고요..

그리고 전 대전천변을 따라 걸었습니다. 아, 문창교 다리아래에서 보니
얼음이 안 얼은 그곳에서 빙어(겨울 피라미도 빙어인가?!^^)떼를 발견
한 것이었슴다. 하하 송서리떼들의 유영.. 참 반갑더라구요. 대전 도심 한가운데서 겨울을 나고 봄을 기다리는 한 무리의 비늘, 방심 햇빛에 나빡이는 몸통... 서울에 살면서 이제 방을 옮겨야하는 저는 한산한 이 고향 도시에 만일 산다면 어떤 방을 구할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좀 저렴하게 구할수 있겠지요... 작은 하상도로들... 천변에 동화극장전에는 토끼 양 닭, 식용똥개 파는 노점상이 있는데 토끼들만 나와있더군요..

동화극장, 예전에는 명절날 이곳도대목을 보곤 했겠지요. 요새는 에로영화전용관이죠. 4000원이네요. 언제 한번 들어가봐야겠어요. ^^;; 벌써 꽤 많이 걸었네요.

복전암. 여기에 들어간지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국민학교때 한번
뷰모님과 같었는데 아래쪽으로 신일여고가 있는데 여기는 재작년인가 함 들러본적있지만 복전암 거의 30년만에 들어가보네요. 대전 근교의 유명한 암자죠. 몇몇 가족들이 이곳을 들렀더군요. 한바뀌 둘러보고 옆길로 난 보문산을 향해 올라갔습니다. 그냥 어디로 갈까 정하지 않았는데 가
깝고 해서 이곳에 오르기로 했답니다.

보문산. 어느 지역마다 지역을 대표하는 산이있잖아요, 도시안에. 대전은 보문산이죠. 물론 계룡산도 가까이 있지만요. 여기도 예전에는 참 붐비고 유명한 소풍지였는데... 요즘 어린아이들에게는 무슨 랜드니 놀이 공원보다는 한참 후진곳이죠. 사실 복전암 주위에 산길이 있을거라고 생각을 하고 가서 길이 막힌곳으로 가기도 했어요. 마침 등산복 차람의 사람이 오르길래 따라 들어섰습니다. 얼마 안올라 산길에는 눈이 녹지 않아 발에 밟히더군요. 시문화재인 보문석가여래좌상이라고 바위에 새긴 사람 4-5배 크기의 불상이 새겨진 곳을 지나서 한참을 올라갔습니다. 약소도 많이 보이더라구요. 졸졸흐르는 약수 아래놓인 바가지 그 물을 한잔 마시고 다시 바가지를대놓았습니다. 몸이 이제 더워지네요. 동생 오리털 잠바를 벗어서 들고 올라갔습니다. 산길에 접어들어 올라간지 한시간 반이 지나서였나요. 보문 산성이 보였습니다.

보문 산성은 백제시대의 성인데 근래에 복원을 햇구요. 일분 흔적은 남아있는데 자연적인 축조방식을 썼다는 군요. 여기에서면 대전시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내온몸에는 나는 훈훈한 발열, 차지만 시원하게 느껴지는 공기를 맞으며 산성에서 대전을 굽어봅니다.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드문드문 올라오고 내려갑니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곳 그곳을 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을 알고 사랑의 감정도 느끼었고 이제 새로운 곳에서 삶을 준비하고 이제 다시 명절을 맞아 고향으로 내려온 나. 이제외지인이 되어서 타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대전 전경....... 종종 대전처럼 살기 좋은 없다는 이야기를 어른들은 합니다. 천재지변이 드물고요. 말투도 누리듯이 사람들도 그냥 어느 정도 많이 순박합니다. 많이 변했지요. 구석 구석 보이는 아파트촌. 사람들의 생활형태도 그렇죠.

눈이 더 많이 보이네요. 난 그곳을 내려와 시루봉으로 갔습니다.해발 760미터 실질적인 보문산의 정상 이곳에는 팔각정이 있습니다. 보문산성보다 전경은 좋지 않지만 보문산의 산세를 더 깊이 알수 있는 곳이지요. 등산모임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한 20여명정도가 보이네요. 나도 이제 저 나이가 되겠지요. 할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세상을 떠난다는 것은 현재와 이별이지요. 단절. 그러나 과거로의 여행은 계속될것 같기도 하구요. 할머니를 모시고 오면 좀 더 많이 보여줄수 있으것 같은데... 좋은 광경을요. 할머니 뿐만 아니라 부모님도요. 다음엔 내년에는 부모님하고도 와봐야겠어요.

하산길은 산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길을 택했습니다. 산의 정취를 더 느끼고 싶어서요. 그랬더니 한참을 벗어났어요. 아~ 거긴 얼마전에 생긴 대전 동물원이었습니다. 동물원 밖의 담장을 타고 내려오다가 동물원 전걍이 보이는 곳에서 잠시 멈추어섰습니다. 각종 음악소리로 시끄럽네요. 제가 동물이라면 제발 좀 조용히 해달라고 직원들에게 부탁할것 같네요. 놀이시설에서 나오는 노래소리들때문에요. 아마 모르긴 몰라도 거기 동물들은 청각이 나빠지거나 스트레스에 시달릴것 같아요. 조용함이 그리워지네요. 하여 인간들의 욕심이 빚어낸 동물원은 인간들 역시 우리밖의 도 하나의 동물로 인식되지 않을까도 생각해봅니다.

이제 민가로 내려와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 해메고 있는데 임진왜란시에 의병운동을 한 한 유학자의 공적비앞에서 그 내용을 좀 읽어보았습니다. 우리땅도 왜적의무리들앞에서 자유럽지 못했군요. "버스 나가는 건가요? 예 감사합니다" 제가 탄 버스는 잠시후 동물원 앞에서 일단의 무리진 사람들을 태우고 시내로 들어갔습니다. 노부모님을 모시고 동물원 구경을 온듯한 한 아가씨의 모습도 보이네요.^^ 그리고 제가 앉은 맨 뒷자리의 한 커플은 정겨운 이야기를 하고 장난도 칩니다.

모처럼 4시간의 걷기여행. 참 즐거웠습니다. 머 커다란 깨달음이 목적도 아니고 즐거운 도보영행 사색의 시간이었지요. 이제 다시 서울 시민이 되어 살아야겠죠. 며칠간 전 대전시민이 되었지요. 어서 매형가족이 왔으면 좋겠어요. 우리 귀여운 조카 지훈이를 보려고 부모님도 목을 빼고 기다립니다. 단 하루지만요.

다음에 다시봐여. 충청고향친구분들. 건강하구요... ^^


출처 : ㅡ세상걷기ㅡ
글쓴이 : 참외배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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