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일기

[스크랩] 27(日)- 12,658보 雨中 신촌, 연대, 이대

물에 불린 바나나 2009. 2. 8. 18:02

27(日)- 12,658보 雨中 신촌, 연대, 이대

 

모처럼의 휴일,

비가 내렸다.

연세대 안을 걸은 것은 해가 지고 어두워진 뒤였다.

잠시 세차게 내렸던 소나기가 그쳤다.

신촌역 3번 출구옆 홍익문고에서 만난 바람내음님과

저녁을 먹고 나서 연대안으로 들어갔다.

 

올 봄에 그곳에 차를 가지고 들어간적이 있었지만 걸어서

걷기를 위해서 밤중에 들어간것은 처음이었다.

120여년 역사를 자랑하듯 아름드리 나무가 대로변부터 늠름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정문을 통과하여 본관쪽으로 올라가서 연희동으로 빠지는 북문에서 타시 턴,

사회과학대를 지나 공과대학쪽으로 해서 다시 정문으로 나오는 한시간여의

걷기 코스. 본관쪽 그러니까 정문으로 부터 멀리 떨어진 언덕길 쪽은 하나의

작은 숲속이었고 공원같았다. 비를 맡아 풀냄새와 나무 냄세는 더욱

짙게 여름의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창가에 자리잡은 두 연인들은 서로 몸을 더듬으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대로 올라가는 걷고싶은 거리쪽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어갔다.

안쪽의 푹신한 소파에 자리를 잡았다.

우리는 하얀 머그컵에 담긴 향기로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로 갈증을 달랬다.

갈수록 프림, 설탕을 타지 않은 그 진한 커피 맛에 호감을 가지게 된다.

에스프레소 기계를 하나 장만하고 싶다.

어제 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창가에 앉아

큰 머그컵에 가득 갓 볶은 커피를 담아 따뜻하게 마시고 싶다.

 

옥잠화!

그녀에게 키 크고 향기좋은 하얀 꽃을 선물했다.

겨우 2천원. 맘씨 좋은 아저씨가 잎이 좀 바랜 꽃 묶음을 거져 주셨다.

그 향기를 맡으며 밤길을 우린 다시 걸어갔다.

여름이 이제 그 끝으로 달려가고 있다. 

 

출처 : ㅡ세상걷기ㅡ
글쓴이 : 참외배꼽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