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일기

[스크랩] 26(火)- 11,705보 밤하늘, 대청마루에 눞다

물에 불린 바나나 2009. 2. 8. 17:46

26(火)- 11,705보 밤하늘, 대청마루에 눞다

 

피곤하다.

전날의 요가때문에 그리고

퇴근길 고속도로의 정체때문에...

그리고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 때문에...

퇴근 시간이 늦으니 당연히 요가도 못 들어가고

점심 시간에 걸음 수를 늘리려고 버려진 캔깡통을 주으러 화단으로 걸어나갔다.

 

분당의 가을 밤,

고층아파트숲 들이 있다.

퇴근길 파크뷰 아파트 앞에 만들어진 산책로부터 걷기 시작했다.

허리가 뻐근하다.

 

그 숲길 정자 앞에 잠시섰다.

맨질맨질 니스칠한 대청마루에 앉았다. 손으로 쓸어보니

깨끗하다. 들고 있던 이외수의 소설 '장외인간' 2권을 벼개삼아

벌러덩 드러누웠다.

아! 시원하다.

피로가 풀리는 느낌...

 

들판을 숲길을 걷다가 산속에서 잠을 자는 나그네의 심정이 이럴까?

그냥 작은 홑이불 하나면 잠들어 버리고 싶다.

노곤노고한 느낌~ 뭔가가 탁 풀리는 느낌.

온몸에 힘을 쪽 빼고...대자로 뻗었다.

이 시간이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출처 : ㅡ세상걷기ㅡ
글쓴이 : 참외배꼽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