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협의회

May The Force Be With You... -박찬욱(2002-07-14 오전 2:06:45)

물에 불린 바나나 2008. 11. 26. 00:34

May The Force Be With You... 2002-07-14 오전 2:06:45
박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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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하고 남기는 첫글이네요. 규석형 죄송합니다..--;

아래글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2 - 클론의 습격에 대한 다량의 스포일러가 함류되어있으니 스타워즈를 보실분은 읽지 않는게 재미를 위해서 좋을거라 생각됩니다.

 

난 사실 스타워즈 이후 세대이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당시에는 차마 에피소드 4라고

밝히지 못했지만)이 개봉한게 77년도이고 내가 태어난게 78년 그 이후로 2년차로 제국의 역습과 제다

이의 귀환이 나왔으니 난 극장에서 스타워즈를 접하지 못했다. 내가 처음 스타워즈를 접한건 주말밤이

면 전쟁물과 서부극으로 도배하다 시피했던 주말의 명화 같은 TV 외화프로에서였다.

그때 본 수많은 영화들 중에서도 확실히 기억에 남아있는건 스타워즈였다. 처음봤을때 어떤 느낌이었

는지는 이미 시간이라는 강력한 힘(force)에 의해 잊혀졌지만 그 기억만은 아직도 생생하다.

내가 환타지로서의(전 스타워즈를 SF-Science Fiction이 아니라 Space Fantasy라고 주장합니다. 조지 루카스는 Space Opera라 불리우길 원할지도 모르겠지만) 영화를 받아들이게 된 첫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레이 해리하우젠의 제이슨과 아르곤호의 선원들이나 타이탄족의 멸망 같은 작품들도 좋아하긴 하지만 스타워즈 만큼 완벽한 환타지를 보여준 영화는 없었다고 생각된다.

최근에야 JRR 톨킨의 반지의 제왕이 영화화되고 있지만 반지의 제왕은 이미 오래전에 쓰여진 소설이고 실마릴리온을 통해 창세기의 역사까지 완전히 공개된. 영화를 통해서가 아니라도 이미 결말을 알고 있을 뿐아니라 이미 완성된 세계를 지니고 있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분명히 밝히지만 전 반지의 제왕의 골수팬 중 하나입니다. 반지의 제왕이 영화화 된다고 했을때 걱정먼저 들었고 반지의 원정대는 다행히 만족스러웠지만 3부작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안심하기 힘들죠.)

비록 스타워즈 역시 시퀄 3부작이 먼저 나오고 프리퀄 3부작이 나오는 바람에 결말이 정해져있다고는 하지만 루카스가 아무도 예상못한 결말을 보여준다고 장담했으니 믿어볼 수 밖에...

스타워즈는 만들어져 가는 세계이다. 시작은 조지 루카스의 머리에서 나왔을지만 수많은 팬들에 의해 장대한 서사시가 만들어 졌다. 그만큼 스타워즈의 세계는 열려있는 것이다. 팬픽션. 만화. 게임들을 통해 조금씩 그 세계를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말그대로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고 우리는 그 신화의 속에 있는것이다.

 

지금까지는 잡설이었고 에피소드2에 대해 말하자면 먼저 만족스러웠다고 할 수 있겠군요. 시나리오상의 문제나 아쉬운 점이 없는건 아니지만 완결된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의 과정으로 본다면 재미있었습니다. 재미있었던건 영화 자체보다 루카스의 팬서비스들이었죠. 에피소드1에서 말 많았던 자자 빙크스 대신 클래식 3부작 최고의 조연 R2D2와 C3PO 콤비의 만담(?) 스타워즈 팬들이 꿈꾸던 제다이들의 화려한 군무. 거기다 요다의 귀여운(정말 귀엽다고 밖에는--;) 검무까지. 아나킨이 점점 다크 사이드로 빠지며 들려주는 존 윌리엄스의 제국군 테마의 변주등. 클래식 3부작의 팬이라면 충분히 즐거워할만한 요소들로 가득하죠. 아나킨이 카운터 두크에게 오른팔이 잘리는 것 같은 건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요.

 

그런데 카운터 두크 역의 크리스토퍼 리는 반지의 제왕의 백색의 사울만과 별로 달라보이지 않더군요.

이완 맥그리거가 맡은 오비완 캐노비도 에피소드1에 비해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역시 클래식 3부작의 故 알렉 기네스경의 오비완 캐노비가 더 그립네요. 헤이든 크리슨텐슨의 아나킨 스카이워커도 역시 부족해 보였고. 제임스 얼 존스의 격조있는 영국식 악센트가 없는 다스베이더는 상상하기 힘들군요.

 

그래도 에피소드1에서의 그 실망감을 이제 에피소드 3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꿔주기에는 충분했던거 같습니다. 다만 걱정되는건 에피소드 3에서 해결해야될 문제들이 너무 많고(에피소드 3가 4시간짜리가 될지도 모른다는 소문까지 있으니) 조지 루카스가 클래식 3부작과는 달리 너무 욕심을 부리는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고 제발 에피소드3는 좋은 시나리오작가를 구하시길... 조지 루카스 스타워즈는 당신 혼자서 만드는게 아닙니다. 모든 팬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겁니다. 제발 명심해주시길. 그리고 2004년 또하나의 신화를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다른 이야기..

 

그리고 오늘 잉그마르 베르히만 심야영화 상영회를 포기하고 멘 인 블랙2를 봤습니다.

뭐...역시 볼만하더군요. 처음 배리 소넨필드가 감독으로 전직한다고 했을때 참 안타까웠는데. 유능한 촬영감독 한명이 사라지는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죠. 지금은 코엔 형제의 파트너로 로저 디킨스과 있지만 배리 소넨필드가 밀러즈 크로싱에서 보여주었던 심도깊고 색감이 뛰어난 화면은 정말 인상적이었죠. 아쉽지만 이젠 감독으로 받아들여야 겠죠. 개인적으로 배리 소넨필드에게 기대하고 싶은건 멘 인 블랙 같은 작품보다는 겟 쇼티 같은 작품인데... 겟 쇼티에서 보여주었던 블랙유머를 다시 한번 보고 싶네요..진 해크만이 망가지는 모습도 다시보고 싶고..^^

아 그리고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보는 라라 플린 보일 그다지 매력적이지는 못했지만 메이저 영화랑은 별로 인연이 없었던 그녀라 이제 잊혀저간다고 생각했는데 스파이더맨에서 브루스 캠벨이 나왔을때 만큼이나 반갑더군요.

  황규석 음 저 해박한 말발... 만만찬은 놈일쎄.. ^^ 2002-07-16 00:20:06
  이호갑 어지러워~ 2002-07-18 09:5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