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일기

헌혈을 하고 나서의 단상....(478)- 평택역 헌혈의 집

물에 불린 바나나 2017. 5. 25. 12:56

머리속은 복잡했다.

쇼바(서스펜션)이 망가진 차로 사흘째 운전중.. 마음속은 조마조마 불안불안

대차를 발빠르게 신청하고 공업사 직원에게 평택역앞까지만 태워달라고 하고

헌혈의 집으로 향했다. 10시 반 정도에 도착한 평일 낮 평택역 헌혈의 집.

이른 시간인데도 4명의 헌혈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전자문진을 해놓아서 오늘까지는

문진을 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 헌혈을 하면 사백칠십여덟번째 헌혈..

늘 헌혈을 하면서 다짐아닌 다짐 아니 내 머리속으로 인식하고자 노력하는게 있다.

헌혈 횟수가 중요하지 않다. 처음이건 두번째건 몇 백번째건 상관없이

생각하는 지금 바로 

지금 헌혈하는 사람이 소중하고 귀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이다.

어차피 차 수리를 오늘 하루 종일 걸린다고 말을 하고 나온터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여유있게 천천히 팔에서 나의 생명나눔의 헌혈은

계속될 것이다.

주민번호 입력후 지문인증 등의 실명인증 후 혈압을 쟀다. 요즘 차 문제로 좀 

복잡해서 그리고 모시는 보스 집안의 일로 표시는 안했지만 덩달아 심란해서

혈압이 좀 않좋을줄 알았는데 혈압은 그런 문제와는 상관없이 정상 너무나 정상이었다. 그것이 또 감사할 일이다.

혈소판 혈장을 하는 아저씨의 귀여운 남자아이가 대기실 소파위에 앉아있었다.

보리차 색깔의 마테차를 한 잔 마시고 헌혈 침대에 누웠다.

친절한 헐혈의집 간호사님이 이름과 혈액형을 물어보았다.

"아우, 많이 하셨네요 참 많이... 헌혈요..." "네 조금요 ^^"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어디서 주주하세요?" "네 서현역에서요... 그런데 헌혈은 정말 제가 보기엔 다른 힘든 봉사에 비하면 정말이지 '새발의 피'죠... 그냥 누워있으면 되니까요..." 내가 생각해도 적절한 표현의 말이 나왔다. 새발의 피... 

강풀의 만화책을 가지고 왔는데 덮고있는 담요 아래에 놓아서 

어디있지 하고 찾아보다가 이내 그냥 무념 무상 편허게 30~40분을 쉬자고

마음을 먹었다.

얼굴이 상기된 젊은 여성분이 들어왔고

아저씨 한분이 들어와서 헌혈하는데 사모님이 간호사 샘의 양해를 구하고 들어와 사진을 여러장 찍었다. 웃으면서.... "그만 찍어" 쑥쓰러운 아저씨의 말이다.

헌혈이 끝나고 대기실에서 초코샌드 크레커를 오렌지 주스와 먹었다.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에게 " 참 착하구나. 쥬스 더줄까?" "...." 부끄러운 아이가 몸을 꼰다.

얼마후 "쉬야마려져요..." "쉬야마려쩌요"라고 부끄럽게 말을 던진다.

"아, 쉬야 마렵다고... 그래~ ^^" 공익근무요원에게 남자아이를 데리고 갔다.

수리차랼을 대체할 직원분을 평택역 앞 헌혈의 집에서 만났다.

차를 인계받았다.

어제는 간밤의 비로 파아란 하늘이 보였는데 어제 만큼은 아녀도 무더운 여름으로

달려가는 하늘이 뻥둘려 있었다.

올해 10번째 헌혈이라고 비타민정을 선물로 받았다. 기본 선물은 영화표로 선택했다.

영화표가 넘치는 구나.. 누구에게 선물을 줄까...?

어서빨리 차량이 고쳐지기만을 바랄뿐이다.

그래도 한 가지 숙제를 마친 기분이라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