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일기.2

[스크랩] 그놈 참 미련하다

물에 불린 바나나 2011. 11. 12.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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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요일 일마치고 서현역 분당구청옆 에서부터
난 탄천을 걸었습니다. 혼자여....
밤 6시 20분부터 청담역까지 꼬박 4시간이 걸라더라구여...
ㅠㅠ
음 중간에 그냥 차타고 갈까 하다가
어딘지도 모르고 해서 탄천생태보호구역을 통과하여
계속 저는 동에서 서로 걸었습니다.
우리 모임에서 지난 일요일 정모를 한곳이지요.
혼자 걸으면서 자꾸만 작아지는 나를 느낍니다.
아침 무료신문을 보니 투병중인 구상시인께서 마음을 비우라는 
말씀을 하시던데.... 오늘 아침에도 전 어제 걸었던 길을
다시 눈을 감아 걸어봅니다.
그리고 신께서 제게 주신 육체의 건강과
마음의 가난한 행복에 감사함을 배웁니다. 
조용히... 갈대밭에서는 새들의 알이 부화를 하고 있겠죠?
중간에 난 길에 앉아 쉬었습니다.
반바지를 입고 걸어 가면서 시원한 바람을 느끼다가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자전거도로가 개통이 된지 얼마 안되서 걷기엔 아주 좋았습니다.
옆으로 비포장 길도 있던데 좀 걸어보다가
불편해지더라구요. 
아 이렇게 우리는 아스팔트길에 익숙해졌나봅니다.
혼자 걷는 것은 외롭지만 진정한 걷기의 
참맛이랄까 의미는 혼자 걷는데에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가로등이 없는 코스가 있었어요. 바닥에 쓰인 표시 마져도
잘 안보이고 주위는 칠흙같이 어두운 밤이었습니다.
북극성과 북두칠성은 잘보였는데 카시오페아 별자리는 잘 안보이던군요.
간간이 비행기 불빛이 별인양 지나갑니다.
탄천의 유래도 재밌더라구요. 양재천이 합류하는 곳에 오니
무역센타가 보이고 다시
시끄러워졌습니다. 위로 분당대로가 있는데 그 근처에 와서는
잠시 피로가 몰리더라구요. 정글같은 고가도로...
아 그런데 위를 보다가 교통사고를 보았습니다. 브레이크 밟는
소리와 미끄러지는 소리 벽에 쿵하고 부딪히는 둔탁한 충돌음...
그리고 먼지가 피오올릅니다.
삼가 명복을 빕니다. 차를 타고 가는 사람은 많이 다친듯합니다.
걸어가면 건강하고 행복한걸.... 쯔쯧...
좀 가다보니 우리가 여름 한강 야간걷기하던 코스가 나왔네요..
거기서 길을 물어 청담역 14번 출구에서 7호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어여. 저녁도 안먹고 4시간을 걸었더니 아주
뿌듯합니다. 그냥 제게 왜 그렇게 걷느냐고 물으면 그냥
마음이 그렇게 움직여서 라고 말하고 싶군요. 
작은 고행속에 자신을 깨달아간다면 그것도 방법이겠죠.
하여간 일요일 솔로 탄천 걷기의  길이는 22키로정도 되는 것 같아여.
도봉산에서 분당구청 서현역까지는 1050원이거든요.
그런데 청담서 표사니까 900원
150원 차이네요. 하지만 그놈 참외베꼽은 미련하지만 
즐겁게 걸었습니다. 외로움이 밀려들긴 했지만 그 또한
반가이 맞이하는 것이지요. ^^ 깊어가는 가을밤
달팽이도 지렁이도 기어(걸어)갑니다.
이번 주도 건강하고 좋은 시간되세요. 뚜벅이 친구분들.. ^^*
"사람이 걷는 대신 
차를 이용함으로써 버는 시간의 총량은 
차를 굴리는 데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공장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의 
총량과 일치한다."-데이비드 소로, 미국 사상가-
출처 : ㅡ세상걷기ㅡ
글쓴이 : 참외배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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