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일기

[스크랩] 6(日)- 10,914보 리사이클 라이프 포에버

물에 불린 바나나 2009. 2. 8. 17:53

오우~예~~에

어제 만보 사흘만에 돌파.

음.. 이거 숫자의 노예가 되는것은 아닌지...

찾아가는 발걸음이 만든 수치다.

푸르름이라곤 찾아볼수 없는 뿌연 회색빛.

뜨거운 태양볓 알게모르게 중금속 먼지가 날아다니겠지... ㅠㅠ

 

시원한 에어컨 바람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겠지만

발걸음은 다시 신설동, 동묘, 황학동 벼룩시장으로 향했다.

늦은 점심 짜장밥. 계란으로 둘러진 밥은 기름기가 있어서 고소하다.

사무실 건물 옆 1천원 짜리 짜장, 우동 편의점에서 3천원하는 짜장밥은 고급식사다.

신설동 동대문쪽 영화공부를 하기위해 6년전 상격하여 맞닦트린 그 동네와

이렇게 인연이 된 것도 참 그냥 인연이 아닌것 같다.

본격적인 첫 뚜벅이 배꼽 번개도 내가 잘 아는 그 동네여서 였으니까 말이다.

그 뙤얕볕아래서 주무시는 분이나 콩국수를 시켜 먹는 장사치등

장사꾼들의 모습도 가지각색이다.

 

중고 물품을 사서 다시 인터넷에 올리고 파는것 같은 느낌이 드는

알뜰한 젊고 멋진 날렵한 사업가들도 많이 볼수 있다.

역시 검은 가죽 민소매 재킷과 커플 문신으로 70년초 반전운동가들 같은

모습의 40대 멋장이 커플들도 그 거리 리사이클 로드에 보이곤 한다.

 

호주에서도 그랬지만 리사이클은 작은 경제의 교과서이다.

아이들도 자기가 쓰지 않는 물건을 내놓고 팔고 이사를 가는 집에서도

필요가 없는 물건을 중고 물건을 내다가 창고, 주차장, 집앞마당에서

팔기도 한다. 신문을 보면 가라지(창고) 세일이리고 해서 매일 광고가 나온다.

우리처럼 업소가 수거해가는 경우도 있고 업소가 동네에 한두개씩 있기도 하지만

직거래가 더 많이 이뤄지는 것 같다.

 

나도 그런데 물건을 둘러보고 다닌지 꽤 되니 보는 안목이 좀 생긱는 것 같기도 하다.

터무니 없는 가격을 알기도 하고 시세보다 싸면서도 품질에 이상이 없는

물건이나 옷 등도 많이 있다. 어떤 것은 중고인척 하는 장물도 있는 것 같구

반면에 세것인데 중고인척 -그래야 가격을 많이 받으니까 -하는 것두 있다.

 

늘 그렇지만 나도 뭐 딱히 무엇을 구하고 사려고 그 곳에 가는 것운 아니다.

'총력안보', '도덕', '숙명여대 1970년 졸업앨범' 등 오래된 책이나 사진을 발견하면

난 들춰보면서 우리 부모님 세대의 열정과 고민을 나름대로 추측해본다.

역시 내가 살지 않았던때 또는 내가 어렸던때의 삶은 모두가 역사다.

삶, 생활의 역사. 그것의 흐르고 흐르는 것이다.

 

어제는 '뽀빠이','자야' 이런 70년대 빛바랜 누런 옛날 과자봉지가 들어간 스크랩 북을 발견했고

케리 그란트가 주연한 무슨 무슨 옜날 영화의 주간지 흑백 광고물도 보았다.

팀스피리트 훈련 마크가 들어간 녹색 외피의 철모는 어떻게 구했나 신기하기까지 하다.

문구점 앞의 누가바, 쌍쌍바, 아이스케끼나 쭈쭈바, 폴라포를 먹었던 우리의 여름 풍경...

그나마 사람 사는 것 같은 체취가 남아있는 곳이 그곳이기에 난 사람냄새를 맡으러

그 동네에 이렇게 시간이 되면 헤메고 있는 것 같다.

 

 

 

 

출처 : ㅡ세상걷기ㅡ
글쓴이 : 참외배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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