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좀 올라갔다.
예술의 전당앞에서 볼일이 끝났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을 만났다.
그녀를 다시 볼일도 없겠지만
사무실에서 맛보았던 커피 맛은 아주 훌륭했다.
나름대로 지껄였지만 글쎄다...
그리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바보 되는 기분.
썩을...
나 자신이 어쩔때는 개으르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정말 좀 느리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부분이 있다.
나 자신이 기억력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서는 나의 기억력은 거의 망각수준에 다다르는 것 같다.
예술의 전당앞 바로 앞이 남부터미널이다.
그곳을 지나 교대 사거리에서 겨대 정문을 지나 걷는다.
목도리는 그냥 외투에 걸어놓은 듯한 표정으로 걸었다.
서초동 우성 아파트단지를 지나는 나의 발걸음은 씩씩했다.
거기 강남의 대로변은 올라간 기온으로 녹은 찬기운으로 좀 습해져있었고
대도시가 뿜어내는 스모그와 자동차 매연이 어울려
우리가 사는 도시는 희뿌연 띠를 두르고 있었다.
차들과 사람이 많아
머리가 돈다고 해서 뱅뱅사거리라 하는지 어쨌든 우로 턴
양재역 향으로 쭉 걸어올라갔다.
퇴근 준비를 하는 사람들 혹은 먹거리를 사는 사람들.
기온이 올라가면 좀 머슥해지는 것이
붕어빵이나 오뎅을 파는 사람들. 즉 찬계절 상품을 파는 사람들이다.
나도 그랬다.
2월 말이면 벌써 내가 구워놓은 붕어빵의 눈꺼풀도 감겨지는 것 같았고
이제 철시를 해야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아직 봄을 기다리긴 이르다.
양재역에서 도곡역 방행으로 가다가 좁은 골목안에
반찬가게며 막걸리 가게며 작은 시장이
펼쳐진 모습이 보였다.
그러다가 다시 강남역으로
두시간 정도를 걸은것 같았다. 구두를 신고 돌아다니니 정강이가
묵직한게 뻐근했다. 숙면을 취할것 같은 좋은 예감.
도시의 밤은 그렇게
반복적이고 습관적으로 움직이나 보다.
다시 집으로 가는 사람들 틈속에 섞여 전철을 탔다.
p.s 강남역 지하상가에서 화장실 찾느라 몇바퀴를 돌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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