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협의회

내 영혼의 아틀란티스 2002-07-27 오후 3:00:04 (박찬욱)

물에 불린 바나나 2008. 11. 26. 00:57

내 영혼의 아틀란티스 2002-07-27 오후 3:00:04
박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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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힉스의 영화판 '내 영혼의 아틀란티스'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영화는 기대되지도 않고 만들어 지지 않았으면 하는 작품이지요.

 

하지만 원작 소설은 스티븐 킹의 소설중 '사계' 중 일부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지요.

 

개인적으로 스티븐 킹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스티븐 킹은 유명 공포작가이지만 자신의 소설

 

'다크 하프'의 주인공 처럼 순수 문학에 대한 콤플렉스를 지니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죠. 하지만 비슷한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스필버그와 달리 스티븐 킹은 때로 호러가 아닌 뛰어난 작품을 내놓기도 하는데

 

'내 영혼의 아틀란티스'가 그런 경우죠.

 

사실 '내 영혼의 아틀란티스'를 좋아하는건 소설의 배경이되는 60년대라는 시대 때문입니다.

 

역사상 감수성이 가장 예민했던 시대.

 

베트남전, 젊음, 히피, 반전, 반핵, 저항운동, 혁명, 자유정신, 마리화나, 비틀즈, 우드스탁,

 

지미 핸드릭스, 롤링스톤즈, 케네디 암살, 마틴 루터 킹, 달 착륙, 뉴 어메리칸 시네마, 파리학생 시위,

 

홍위병, 4.19, 5.16

 

혼란과 회의의 시대. 아버지 세대에게 분노를 터트리기 시작한 시대. 혁명과 인간의 시대.

 

'상상력은 권력을 쟁취한다'

 

제가 가장 안타까워 하는 것중 하나가 60년대를 경험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60년대라는 시대를 접한건 소설, 영화, 다큐멘타리나 에세이 같이 간접적으로 접한것들이 다죠.

 

하지만 언젠가부터 60년대라는 시대에 매료되었고 그 시대를 사랑하게 되었죠.

 

폴 오스터, 무라카미 류, 무라카미 하루키, JD 셀린저 같은 작가들의 작품들에는 60년대의 시대정신이

 

느껴지죠 그래서 그 작가들을 좋아합니다. 이들 뿐만이 아니라 많은 작가들이 60년대에 집착하죠.

 

재밌는건 60년대의 시작을 알린건 우리나라의 4.19였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우리나라에서 60년대

 

란 사라졌고 70년대가 되서야 그 정신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죠. 우리나라 작가들이 70년대에 집착하는

 

게 아마 그때문이 아닐까요?

 

오랜만에 케이블 TV를 보다가 '꿈의 구장'을 봤습니다. 역시 좋아하는 영화죠. 60년대의 시대정신을

 

잘 보여주는 영화중 한편일 겁니다. 물론 추억의 시대로서이긴 하지만요.

 

비록 이 글을 읽는 분들중에서 60년대를 경험하신 분은 없을겁니다

 

하지만 우린 60년대의 시대정신이 이룩한 현재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장 예술적이며 열정적이었던 시대...

 

우리가 과거를 잊을 지라도 과거는 우리를 잊지 않는다.

 

지금 그 과거가 매우 그립습니다. 다시 한번 60년대 같은 열정의 시대가 올 수 있기를...

 

우리 모두 LOVE & PEACE...:)

 

  황규석 그렇군요. 2002-07-28 15:11:27
  김형종 공감이 가는 이야기군... 좀더 미래엔 지금의 평가가 어떻게 내려질런지.. 과거의 향수도 좋지만 현재가 가장 중요하겠지. 2002-07-28 15:2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