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재미

옛날 영화를 생각났다♪데자뷰-꿈♬

물에 불린 바나나 2007. 8. 9. 15:52

유리 헬리콥터를 타고 가는 꿈을 꾸었다.

산과 하늘 그리고 강을 비행하는 꿈.

투명한 유리 잠자리 비행기를 타고 저 높은 곳에서 아래로 수직상승, 수직하강...

그리고 땅으로 낙하산도 없이

그냥 떨어진다.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내가 좋아하느 이렌느 야꼽의 그 청순한 미모.

코발트 블루의 아국적인 눈빛에 이슬이 맺힐때 내 가슴 역시 저려왔었지.

아련히 기억되는 영화들.

 

지금은 없어진 -어학원이 되었나?-

종로 코아 아트홀에서 본 영화들만 해도 쟁쟁한 영화들이었다.

기차를 타고 올라가서 보고 내려온 영화들.

내려올때는 통일호 열차에서 호두과자를 샀었다.

얇은 종이에 싼 호두과자알을 벗기고 고소한 알맹이가 이빨에 걸리는 그 기분.

 

얼마전 돌아가신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후기작이자 유작인

'파니와 알렉산더'의 그

아름답고 영롱한 촛불들의 향연.

나자신 어느 감독의 말투와 옷차림을 그리고 이름까지 닮고 싶어했던

레오스 까락스의 퐁네프의 연인들과 나쁜 피도 거기서 였구나.

 

예전에 극단의 여자 대표님을 압구정 교회앞에서 만나볼 줄은 몰랐다.

저렇게 닮을수가... 쌍둥이 일까?

영등포로 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 신호등에 걸려 한강대교 앞에 서있다가

첫 사랑의 환영을 보고 노량진역에 내려 한참 어떤 단발머리 여학생의

흔적을 쫒아 무작정 걷기도 했었다.

아마 그 냄새라도 주워 담으려고 킁킁거리며 쫒아다니지 않았을까?

 

'해탄적일천',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을 심드렁하게

조악한 화질로 찾아보았었다. 대만인들은 왜 그리 우울해보일까...

그렇게 좋다지만 보지 못한 '하나 그리고 두울'을 찾아보고 싶다.

얼마전 타계한 양덕창 감독.

결국 한사람이 남기고 가는 것은 손으로 꼽아도 몇 개가 되지 않는다.

하나 그리고 둘...기껐해야 세엣 넷 정도...

 

'산딸기', '제7의 봉인'은 교육방송의 흑백고전영화를 통해서 보았다.

잉그마르 베르히만 감독도 얼마전 타계했다.

신과 인간, 그리고 그 사이의 간극... 알지 못해도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때만큼은 나도 철학자가 되고 고민남이 되어버리고만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노스텔지아'는 어떤가.

15년전 영화모임 초장기에 비디오방에 가서 5시간짜리 '향수'를 꽂아두고 보다가

두시간도 못되어 졸리고 지루해서 나왔던 기억이 새로웠었는데

거기에 비하면 '노스텔지어'는 너무 쉬운 그러나 그 충격은 헤머로

머리를 때린 듯한 느낌이었다.

 

어제 걸었던 탄천은 황토빛 바닷물같이 거세고 억세게 느껴졌다.

낮에 비가 많이 왔을때 옆의 보행로까지 물이 들이 찼느지

모든 강가의 풀들이 누워있었다. 물을 많이 먹어 배가 부른지 널브러져 있었다. 

가끔 고향집에 내려가면 예전 집터에 걸어간다.

거기서 콩국해놓고 국수 삶아주려면 할머니가 테미 고개넘던 나를 기다려주시는 것 같다.

 

또 다시 환영아닌 환영을 보았다.

 

어떤 아가씨.

고집스럽 아가씨.

까탈스런 이라이자 같은 아가씨의 환영도 보았다.

 

이미 하얀 스크린에 투사되었던 많은 사람들의 삶

역시 이미 우리가 만났던 길위에서 만났던 사람들의 얼굴들...

옛날 영화같지만 지금 살아있는

지나간 잊혀진 인물들이지만 지금 기억하고 추억하고 또 만나고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어제 아침 꿈은 어떤 여자가 막 덤(?)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