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일기

[스크랩] 오손도손 눈쌓인 남산길을 걷다

물에 불린 바나나 2009. 2. 8. 17:37

사이몬, 이니스

서울역에서

일년만에 만난 울 뚜벅이 친구들을 보고  먼저 악수부터 나누었다.

그리고 지난달

오남저수지 정모 사진을 가지고 참석하 이창호 팬님을 다시 만났다.

네명의 단촐한 인원! 말그대로 오.손.도.손 걷기였다.

 

미끄러운 힐튼호텔길을 지나

저멀리 남산 타워의 환한 불빛이 밤안개 쌓여 더 신비롭게 보인다.

 

남산 구 어린이 회관 계단옆 눈 쌓인 배수로에서 역시

스노보드와 썰매를 타는 4명의 쿨한 영건들을 보았다.

비닐봉지를 하나씩 들고 그 계단 맨위에서 하나씩 타고 내려오능 것이 아닌가.

와! 정말 토리노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경기 서울지부 같았다.

저 스피드와 점프.

그냥 엉덩이째 하늘로 날아오르는것 같았다.

보는 사람도 전율을 느끼게 하는 저 질주본능!!!

아찔하고 대단한 구경거리였다.

 

고요하다.

눈이 오면 세상은 그리고 산은 더욱더 얌전한 새색시같다.

30분 정도만에 우린 계단길을 통해 서울 야경을 등에 지고 타워에 올랐다.

처음인 이창호팬님의 탄성. 그리고 오랜만에 올라온 사이몬과 아니스

친구도 즐거운 모습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하나둘 옛 뚜벅이 친구들을 떠올렸다.

지금쯤 그들은 무얼 하고 있을까?

 

시간만 있다면 계속 남산길 구석구석을 싸돌아댕기고 싶었다.

밤이지만 가로등 불빛에 반사된 하얀 눈이 반짝이고 있었다.

한적하고 소담스런 눈길속의 이번 목요걷기

도란도란 삶속의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하는

우리 일상의 조금 바깥으로의 아름다운 짧은 여행이었다.

 

출처 : ㅡ세상걷기ㅡ
글쓴이 : 참외배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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