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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빈집"을 상영하는 호주 예술영화 전용관 이야기

물에 불린 바나나 2006. 8. 13. 01:06

시네 코아등 예술 영화를 지향하던 우리나라의 예술 영화 전용관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들으며 그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예술영화 전용관 운영의 어려움은 비단 우리나라 뿐만은 아닌지 20년동안 시드니 예술가와 영화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아오던 시드니 예술 영화 전용관인 "슈벨(Chuavel)"도 작년 9월 만성적인 적자와 유지의 어려움을 이유로 영화인들의 안타까움을 뒤로 한채 문을 닫았습니다. 이 슈벨은 시네마 떼끄의 운영과 더불어 상업주의를 지향하는 일반 극장들에서는 도저히 볼 수없는 독립영화, 20년대 30년대부터의 희귀 고전영화,다큐멘터리, 에니메이션, 단편영화, 제 3세계영화를 소개하는 문화 공간으로 영화 매니아들의 메커와도 같은 곳 이었습니다. 우리나라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도 바로 이 곳에서 공개되어 호주 관객들을 만나던 극장 이었습니다.

 

영화 "엘리자베스"와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한 호주 여배우 케이트 브랑쳇(Cate Blanchett)은 슈벨이 문을 닫는 날 "이제 이러한 예술 영화들을 극장에서 볼 수 없다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우리가 다양한 문화속에 산다고 자부 할 수 있는가?"라는 성명을 발표하여 영화인들과 국민들에게 예술 영화관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음을 환기 시키려 하였습니다.

 

그리고 10개월이 지난 지난 주에 이 슈벨이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더군다나 개관 특별 상영작으로 우리나라 김기덕 감독의 "빈집(영어제목 3-Iron)"을 상영하고 있어 그동안 재개관의 과정과 우리나라 영화를 개관 기념작으로 선정하게 된 이유등 홍보 담당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더군다나 그 곳에서 뜻하지 않게 배급당당하시는 분을 만나 생각지도 못한 제안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럼 같이 슈벨로 가보실 까요?

 

 

 

이 곳이 바로 슈벨이 위치한 패딩턴(Paddinton) 구 시청 건물입니다.  패딩턴은 뷰티크등 유행을 선도하는 디자이너 매장이 모여 있는 곳으로도 유명한 패션 1번지이기도 합니다.

 

 

패딩턴 옥스퍼드 스트릿에서 건물 왼쪽으로 돌면 극장 입구가 있습니다.

 

 

극장 입구로 들어가면 현재 상영작을 알리는 게시물이 보이고 여기에 "빈집"을 소개 하고 있습니다.

 

 

호주 공중파의 대표적인 영화 소개 프로그램 ABC의 "무비 쇼( The movie show)" 에서도 지난주에 방송이 되었습니다. 프로그램 진행 두 비평가중 여자분인 마카렛은 별4개, 데이비드는 3개 반의 별표를 주었는데 이 것을 홍보 자료로 포스터 중간에 붙여 두었습니다.

 

 

1층  벽에 붙어 있는 대형 포스터 입니다. 짙은 초록색이 감도는 색감이 인상적으로 보이더군요.

 

 

예술 영화관 답게 차기 상영작들은 진 켈리의 "사랑은 비를 타고(Sing in in the rain)",1975년 미칼란젤로 안토니아니 감독, 잭 니콜슨의 초기 작품 "패신저(Passenger)",너버나등에게 영향을 미친 컬트 음악가 다니엘 존슨톤을 다룬 "데빌 앤 다니엘 존슨톤(The devil and Daniel Johnston) 최신작 까지 보입니다. 영화광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런 극장에서 보기 힘든 영화들 포스터 앞에 서면 심장이 두근 두근 하지 않나요?

 

 

극장 안 입니다.

 

 

2 층에서 바라본 극장 입니다.

 

이 곳 1층 로비에서 홍보 담당 하시는 클라우딘 웨이크(Claudine Wake)양을 만났습니다. 우선은 재개관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인사와 함께 그 동안의 과정을 들어 보았습니다.

 

"영화인들과 영화 마니아들의 덕분이지요"

"작년 9월에 폐관을 하며 많은 스탭들이 힘들어 했지요, 폐관이후 케이트 블랑쳇를 비롯한 영화인들이 언론에 그 아픔을 같이 나누어 주었고요.특히 이 극장  건물이 시드니 시청 건물에 들어서 있어 정부가 향후 10년동안의 무료 사용을 허락해 주었습니다, 돈으로 환산하면 거의 5십만 달러정도(3억 5천만원정도)의 지원을 받은 셈이지요, 무엇보다도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 관계자분들이 발 벗고 나서서 정부가 도와줄수 있는 부분들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어 주셨고 운영자금도 모아 주셨고요, 특히 패리스 아카데미(시드니 내에 또 다른  예술 전용관은 아니어도 일반 극장에서 보기 힘든 작품들을 상업 영화들 사이에서도 꾸준하게 소개 하는 극장입니다)에서 인수를 해주시고  자금을 대주어 새로 디지털 오디오 시스템을 설치하고 극장도 2개관으로 내부 수리를 다시 하여서 도저히 일반 극장에서는 만날 수 없는 영화들만을 엄선해서 예술 전용관이라는 그 자부심 그대로 재개관을 하게 되어 너무 기쁘답니다."

 

-재개관 기념작으로 김기덕 감독의 "빈집'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요?

"김기덕 감독은 이미 국제 영화사에서 아주 독특하고 특별한 위치의 감독이지요, 다루는 소재도 그렇고 물론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받은 화려한 수상 경력이 그를 더 돋보이게 한 것도 사실이고요, 폐관 전에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상영하였었는데 아주 반응이 좋았고요. 마침 독립영화이면서 지명도 있는 감독의 작품들을 선별하다가 저희 팀중에 한분이 베니스 영화제를 참석 했었는데 그때 본 "빈집"이 아주 인상적이었다고 하더라요, 그 스텝의 강력 추천으로 상영하게 되었답니다."

 

그러면서 그분이 오히려 저에게 묻더군요, 한국내에 김기덕은 어떠냐고.. 마침 지난주에 김기덕 감독의 새작품 "시간"은  한국내 상영을 안한다는 기사를 읽었던지라 답해 주는데 마음은 많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빈집"이나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같은 작품들은 평단이나 일반 관객들에게도 호응을 받고 인정을 받았지만 그의 초기 작품들이 주었던 너무나 설익은 혹은 날(raw)은 편하지 않은 느낌들과 이야기들이 아직도 대중들이 낮설어 하고, 문제는 이제는 그의 작품을 지원하는 제작사나 그의 영화를 관객과 만날 공간마저 구하기 힘들어 한국내 상영을 안한다고 인터뷰 했다라고 하니.. 그러냐고 하며 오히려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신작품에 대한 이야기기와 한국내 예술영화 전용관 운영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 옆에 지나가던 남자분이 있어 클라우딘 양이 인사 시켜주고 그러는데 이 인터뷰가 끝나면 가기전에 자기를 좀 만나고 가면 안되냐고 하였습니다.

 

클라우딘 양과는 나중에 이메일을 통하여  홍보자료와 사진을 지원 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이메일 주소를 교환하고 아까 그 남자분의 책상으로 갔습니다.

 

이 분은 브레트(Brett)라는 분이신데 이 슈벨 극장 필름 공급을 담당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정기적인 프로그램중 하나인 시네마 떼끄에서 한국의 고전필름도 좋고 최신 필름도 좋고 한국 필름을 꼭 다루어 보고 싶은데 혹시 구해줄 수있냐고 물어 보더군요. 그러면서 이명세 감독의 "형사"를 본 제 생각 부터 해서( 물론 한편의 "시"라고 말해 주었고요) 한국의 영화들을 이야기 하는데 혹시 자신의 극장에서 "괴물"를 상영할 수 있는지도 물어 보았습니다. "왕의 남자"는 모르는 것이 대부분 그분이 아시는 것은 이미 외국 영화제나 외국 영화계에 한번쯤은 이름을 올리신 감독 위주로 알고 계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알기엔 "영화 진흥 위원회"에서 외국 영화제나 특별 이벤트용 프린트를 지원한다고 알려 주었습니다. 그분이 원하시는 것이 35mm프린트인데 영화 진흥 위원회에 연락을 취해서 무상 지원이든지 아님 얼마의 비용을 내야 하는지 알려 주기로 약속하고 그분의 명함을 받아 왔습니다.

 

혹시 이쪽 분야에서 외국 영화제 홍보 담당을 하시는 분이 있으시면 제 블러그에 글을 남겨 주시면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제 나름대로 영화 진흥 위원회나 부산 필름 영화제 쪽으로 알아 보려 합니다.

 

아랫분이 필름 공급 담당하시는 브레트씨 입니다. 빈집을 배경으로 사진 부탁하니 흔쾌히 모델이 되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 오니 홍보 담당 하시는 클라우딘 양으로 부터 편지가 하나 들어와 있었습니다.

 

"Good to hear about DAUM - please tell your friends about 3 IRON?- it will
only be playing for 2 wks or so.?It would be great if you could get a image
on up on DAUM - see attached. I have resized it.

Cheers,

Claudine"

 

-다음(Daum)을 알게되어 좋았습니다. 친구들에게 빈집(3-Iron)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세요,  2주동안만 상영 합니다. 다음에서 그림들이 보여진다면 좋을거 같아 사용할 그림들 몇장을 보냅니다, 사용하기 좋게 크기를 조절했습니다-

 

맨 위 극장 전경과 극장내부 사진이 그분이 보내주신 사진입니다.

 

시드니에 사시는 한국분들이야 아마 대부분 빈집을 보셨을거 같지만 혹시 안보신 분들은 가보시고요, 보신 분들도 외국친구들에게 보여주기에 아깝진 않은 작품이니 많이 많이 가서 보아주시면 나중에도 한국 작품을 상영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찾아가시는 방법과 상영시간은 극장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chauvelcinema.net.au/

 

출처 : 문화예술
글쓴이 : tvbodag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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