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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제일 잘한 일

물에 불린 바나나 2019. 2. 14. 11:38

어느새 아니 눈깜짝할 새 나이 오십줄에 들어섰다.

나이 스물 다섯살이 넘어가는해에 아무것도 해 놓은 것이 없어 두려웠지만

아직 서른도 안됐으니까 괜찮아하고 마음의 위안을 가졌던게 엊그제 갔다.

돌아보니 난 참 바보처럼 살았다. 부모님이 힘들게 일해서 보내준 대학에 들어가서도

졸업을 1년을 남기고 때려쳤다. 왜그랬는지 모르겠다. 내 인생의 나의 것이라는 

말이 좋았고 그냥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르게 살고 싶었다. 

정해진 틀에서 고분고분하게 살기가 싫어서 였던거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름대로는 치열했다고 자부하지만 소통과 타협이 부족하고 겁이 많았지 않나 싶다.

나이 마흔이 거의 다 되서야 직장을 가지고 결혼을 하고  생활에 책임을 지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나를 지난 반백년을 돌아보면서 뭐 특별히 잘한 일은 없어도 한가지 마음속에 자리잡은 자랑거리가 하나

있다. 그런데 크게 자랑하기도 뭐한 일이다. 바로 헌혈이다. 고등하교 1학년때 학교에 찾아온

헌혈버스에서 처음 시작을 했다. 지겨운 학교 수업도 빠지고 빵도 먹을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 아프고 소중한 생명을 구한다는 뿌듯한 마음이 들어서 좋았다. 

제대후 연극을 하면서도 노점상 일을 하면서도 한달에 두 번 쉬는 운전기사 일을 하면서도

데이트에 늦으면서도 꼬박 꼬박 헌혈의 집에 찾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