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일기.2

[스크랩] 남산 맛뵈기하고 수유4거리에서 도봉산까지...(쨈 수정)

물에 불린 바나나 2011. 11. 13. 00:36
안냐세여. ^^

이틀간 동국대 대학원 영상제 때문에 어제도 동대에 있었어여.. 모처럼 학교 구내식당의 밥도 먹어보구여... 학교에 가면 학생이 되는 기분 체육대회도 하고 선배인가 하는 사람과 벤치서 이야기도 나누고 학교는 평화로웠습니다. 100원 커피이지만 쉬는 시간 나누어 먹는 커피도 그냥 나쁘진 않았구요. 밤 9시 행사가 끝나고 남산 뒷길을 좀 올라갔어여. 와 밤인데 벗꽃이 많이 핀것 같더라구여.차들도 안다니고.. 그런데 일행들이 있고 시간도 어정쩡해 그냥 하산했답니다. 그러니가 남산 맛뵈기만 한셈데 아쉬웠어여. 제 욕심으로논 더 계속 가고 싶었는데.... 그래서 다음 번개는 남산을 끼고 돌아야겠어여. 이번일요일 정모이후에나 가능할것 같기도 하구요.

일행들과 간곳은 필동해물집이라 곳인데요. 거기도 저렴하게

가볍게 한잔 할수 있는 아주 싼 선술집입니다.

버스를 타고 집에 들어가는데 제가 최종적으로 가는 방향과 다른 방향의 버스를 탔어요. 중간에 내려서 걸을 려구요.

그래서 내린 곳이 수유시장 지나서 수유사거리였어여.

막 밤 10시가 넘은 시간이었죠.

거기서 부터 걸었습니다.

대강 창동, 방학동, 도봉소방서 등을 지나게 되었어요.

중간에 "메밀꽃 필 무렵에"라고 지하 호프집에서

나오는 통기타 가수의 목소리가 들려 입구로 가보니

티브이 모니터에 노래부르는 모습이 나오더라구여.

사랑II 하고 한곳을 더 들었습니다.

얼굴살이 좀 있는 30대 중후반의 남자같았어여.

길거리 콘서트를 보는 느낌이었죠. 좀 외진 곳인데

주인이 참 음악을 좋아하는 분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세명의 사진과 소개가 적힌 작은 플랭카드가 있던데

한번 가서 술마시면서 들어보고 싶네요.

도봉로라는 큰 대로를 따라가며 주위를 이곳 저곳 둘러봅니다.

어디가 분위기가 어떻고 시장이 어디있고 여기는 가보고 싶다

는 등등의 정보를 낳고 사람들도 구경하고요.

한시간 가량 걷자 나타난 곳이 도봉역. 이제야 집까지 오는 길을

어느 정도 감을 잡은것 같아요. 물론 목표는 동대문에서

집까지 한 3시간 정도 될것 같은데 걸어가는 거죠. ^^;;

아주 사소하지만 암묵적이지만 나에게는 이런 행위는 숙제같아여.

옐 들면 목욕탕에가서 어려서도 뜨거운 탕에 200세고 나온다.

하고 결심하고 들어거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이게 10이거든요.

이거 스무번 머리속으로 말하고 나오곤했죠. 뜨거워서

나중에는 머 "무궁화꼬치피었슴다..."라고 따발총처럼 말하지만요..ㅋㅋ

내가 살던 곳 내가 가는 방향을 차뿐만 아니라 걸어가보고 싶다는

작은 욕심. 그것이 내가 전생에 진 빛일까요? 아님 원초적인 자연에

대한 경외감(식이나?)의 표현이지 생물학적 욕구불만의 해갈인지..

우좌지간 그렇습니다요.

그러나 전 집근처에서 더 해피해졌습니다.

자그만 중극제 소형 라됴를 듣고 있었거든요. 지하에선 안들리고 이어폰도 엉성해 귀도 아프고 들리다 말다 하는 그 고물 라디오를 듣다 말다 하다가 집근처에서 잡힌 목소리는 이소라였습니다. 엠비씨에푸엠 이소라의 음악도시라네요.

한장완이라는 만화전문가가 나와서 네버엔딩스토리라는

이야기를 매주 일요일 하는 코너같던데 91년작 작가는 잘 모르겠고

<17세의 나레이션? 인가 <17세를 알아>인가 만화이야기를 하는데

어찌나 재밌던지 정신이 홀려버렸습니다.

혹시 이런 기분 느껴보신적있나요?

집 대문앞에서 집주위를 빙빙 돌며 히히덕거리며 웃는 거요.

딱히 집에 들어거도 기다리는 사람이 없기도 하거니와 라디오도

잘 안잡히고요. 밤 12시가 다 되는 시간까지 거의 30분 이상을

주위를 쏘다니며 라디오에 귀를 기울인거죠.

그 만화는 17세의 세영이라는 연극반 여자아이가 현우라는

어려서 부터 이웃에 살던 남자아이를 좋아하는 내용이라네요. 근데

같은 연극반의 너무 이뿐 혜림이라는 여자애를 현우는 좋아구요.

하여간 소개도 재밌고 대사도 넘 재밌더라구요. 한마디로

성장에 관한 이야기인데.. 만화게임은 젬병인 제가 그 만화를

보고 싶더라니까여... 후후

하여간 마직막 피날래가 좋았어요.

Radio Days~!

예전에 우리 라디오 참 많이 들었는데

요새 비쥬얼만 쫒다가 잃어버린 상상력을 모초롬 들은 라디오

를 들으니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우~~ 이렇게 저의 일요일 밤이 깊어만 갔답니다.

냉장고도 없고 가스도 없어 굽지도 못한 오징어와

그냥 식은채 있던 맥주 한병을 따고 홀짝홀짝대며

전 한참

음악을 들었답니다. 라디오 음악을요....

칙칙거리며 자주 끈기지만 온기가있는..

출처 : ㅡ세상걷기ㅡ
글쓴이 : 참외배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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