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이길

[스크랩] 1호선

물에 불린 바나나 2011. 11. 13. 00:12
야메로 사랑을 배운 사람이 만나고 헤어짐을 준비하는
낡고 허름한 1호선 야외 플렛폼
한가하고 칙칙하지만 오히려 푸근하다.

초여름 비바람이
가슴을 훑고 지나간다.
그리고 다시 황량한 모래사막은 잡초 몇가닥만 아양거린다.

툴툴 거리며 돌아가는 선풍기,
차단기가 내려가고
마중 나가고 배웅갔다가
신호대기한 도시의, 변두리 도시민의
양손엔 배추와 통닭과 소주가 들려져 있다.

캔 아이 러브 유?
다시 오고 가는 사랑
아프고 달콤하지만묻어두는 사랑.
슬프지만 삭이는 사랑을 한다.


툴툴 거리며 돌아가는 낡은
제일 선풍기처럼
오늘도 1호선에는 잊지 못할 그리움이
부풀었다가 사그러든다.
1호선 사랑이다.

사랑의 용기없음을 감전시킬
사랑의 가식없슴 조건없슴을 변압할수 있는
고압선이 낮게 드러워진 1호선 플렛폼에에서
나는,

언제나 나즈막히
Can I love you?
라고 나즈막히 1호선의 플렛폼에 기대어 불러본다
그리움의 구멍이 뚫린채....


출처 : ㅡ세상걷기ㅡ
글쓴이 : 참외배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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